일상

결론

이슬과 노을 2023. 5. 6. 02:33

자정이 넘도록 바느질에 빠지면서도 마음은 자꾸만 달려간다.

어제의 그 미망인과, 그 정자에 모여서 그녀에게 열중하던

여인들은 아무도 내 감정과 같지않은듯 느껴지고, 그 분위기에

못견뎌서 빠져나오던 나는 왜 그리도 예민하고 슬펐을까?

그걸 자꾸만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서 작업이 순조롭지 않은

억망인 컨디션! 대형작품을 완성하려고 매달릴수록 자꾸만

뜯어고쳐야 하는 이 혼란스러움의 결론은! 나의 착각이고

내 사고의 문제점에 이르렀다. 아, 맞아. 내 편견과 교만과

감히 그녀의 태도에 불편할수 있는 나였던가 싶은.... 

어느새 나는 신부님께 고백성사를 할때처럼 완전히 나를

판단하고 알고 싶다는 간절함으로 바뀌어갔다. 완벽하게

내 혼란스러움을 고백하고 보속을 받고 나오는 모습까지

상상이 되는 지점까지 이르렀다. 왼종일 잘못박은 미싱

바늘땀을 한올씩 풀어내고 다시 박고 하는 고생을 멈추지

않고 매달리던 인내심은, 보속으로 받은 묵주기도 몇단을

수없이 올리면서 얻은 결과처럼 위로받은것 같다.

그 미망인의 격앙된 음성과 당당함과 함께 알게된 사연들이

떠올라서 가능했다. 23년동안 자리보존하다가 떠난 남편곁을

지켜내던, 그 아내의 입장이 되어보지도 않고서, 감히 나는 그 자리를

못견뎌서 벗어나고 싶었던 거였다. 나였다면 과연 해 낼수 있었

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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