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나는 임포 신선이 선꼴로 바뀐 몸이요, 그대는 돌아온 학과 같다네. 요동의 하늘로 내려온, 서로 보고 한 번 웃는 것, 하늘이 허락한 것이니, 예천의 일 가지고 앞뒤의 일 비교하지 말게나! 퇴계 이황 2017.12.22
!! 묻노니 산속의 두 옥 같은 신선이여, 늦봄까지 머물러 어찌하여 온갖 꽃 피는 철까지 이르렀나? 서로 만남 다른 것 같네. 예천의 객관에서와는, 한 번 웃으며 추위 우습게 여기고 내 앞으로 다가왔네. 퇴계 이황 2017.12.22
!! 눈앞에 불똥 아른거려 더욱 걱정되네. 등불 빛 가까이함. 늙고 병들어 오로지 아네. 겨울밤 기나긺을, 글 읽지 않아도 차라리 나으리 글 읽는것보다 창에 비친 달 서리보다 차가움 앉아 보노라면. 퇴계 이황 2017.12.22
!! 온갖 나무 뿌리로 돌아가고 해는 쉽게 지는데. 안개 낀 숲 쓸쓸하고 새는 깊이 깃드네. 예로부터 저녁까지 두려워한 것 무슨 뜻에서였는가? 나태와 욕심 모름지기 숨은 곳에서 미혹함 방지하기 위함이네. 퇴계 이황 2017.12.22
!! 겨울나기 준비하며 그윽하게 지내니 무슨 일 하겠는가? 꽃 갈무리하고 대나무 감싸며 파리한 몸 조섭하네. 은근히 사절의 뜻 부치네 찾아오는 손님에게. 앞으로 겨울 석 달 보내고 맞는 일 끊었으면 하네. 퇴계 이황 2017.12.22
!! 뭇 봉우리 빼어나게 우뚝 서리 서린 하늘로 들고, 뜰 아래 누런 국화는 아직도 떨기 붙어 있네. 땅 쓸고 향 사르니 바깥일 없고, 종이 창으로 해 몰고 가니 마음속처럼 밝네. 퇴계 이황 2017.12.22
!! 당 차가운 곳에 비치니 하늘 맑고, 그윽한 은자 사는 집 밝은 빛 온 방에 가득하네. 그 가운데 절로 참된 소식 있으니, 불교의 공과 도교의 명은 아니라네. 퇴계 이황 2017.12.22
!! 대청에서 멀리 바라보며 누구와 더불어 즐길꼬? 저녁 빛 단풍나무 숲에 비치니 그림 속 풍경보다 낫네. 별안간 서쪽에서 바람 불어 기러기 보내오니, 옛 친구 천 리 밖에서 편지 부쳐 오지 않네. 퇴계 이황 2017.12.22
!! 서리 내리니 하늘에 매와 수리 호기롭고 물가 바위 끝 대청 하나 높네. 요즘 들어 세 오솔길 특히나 쓸쓸하니, 손에 누런 국화 쥐고 있자니 불현듯 도연명 생각나네. 퇴계 이황 2017.12.22
!! 늦더위 완전히 사그러졌네. 엊저녁 바람 불더니, 첫 서늘함 아침에 일어나니 속마음이 다 시원하네. 금원은 도 말할 수 있는 인물 아니건만. 천년 뒤 어이하여 회옹이 느꼈던가 ? 퇴계 이황 2017.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