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작업을 하고, 고된 몸으로 3시간쯤 자고, 그리고 침을 맞고
돌아와서 잠들어버린 오늘 하루가 너무 아깝고 속상하다.
일주일에 두번은 한정거장을 걸어야 한다는 걸 지켜야 한다는
강박감에도, 몸을 가누기 힘들만큼 졸리는 내 몸을 노인들이 떠드는
정자 한켠에 끼여앉아 눈을 감고 달래는데....
한 여인을 쳐다보며 강연듣듯 빙 둘러앉거나 서 있는 그 무리는!
남편을 마악 떠나보낸 한 사람을 위로하거나 들어주는 중이었다.
3일만에 장례를 치른 그녀는 너무나 씩씩하고 목소리가 크고도
당당해서 위로를 받아야하는 미망인이라고 믿기 어려웠다.
어떻게 이럴수가 있나 하는 기막힌 풍경에 잠이 달아나고 내가
그중에 한사람이 되어 있으면서 가슴이 먹먹해졌다. 배우자를
떠나보낸 사람이라곤 차마 믿고 싶지 않은 모습.....
동네 정자에서 주인공이 되어, 모여든 이웃들에게 브리핑하듯이
얘기하는 그녀는 교회에서 간증하듯이 대단해보였다.
슬픔속에 혼자서 휴식이 필요하고, 조용히 있고싶을텐데,
납골당에서 마악 돌아온길이라며 열심히 얘기하는 그녀에게
모두들 한마디씩 위로를 한다. "수고했수" "얼마나 힘들어요?'
그런 위로는 흘려버리면서 쏟아내는 이야기, 이야기....
도저히 그곳에 있을수가 없어 일어서버렸다.
돌아오면서 만감이 교차하고, 세상이 이런거구나...
새벽까지 내 블로거에다 쏟아내던 내 모습이 겹치면서 느껴지는
내 감정이 참으로 기막혔다. 무슨 말로도 표현이 안된다는 결론!
이렇게 저렇게 살아내는거구나. 한 인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