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속에서, 찻길가에 앉아 땀에 젖은채 햄버거를 후후 불어가며 빨리
먹어야 했다. 허기가 져서 어지러워 급히 찾아간 편의점에서 계산을 하고
나가려는 내게 알바생이 일러준다. "전자렌지에 잠깐 돌려 드셔야되는데요?"
빨리 먹어야 하는데 햄버거는 내 취향이 아니지만 김밥한줄로는 모자라서
골라든 햄버거! 선반에 있는것들은 모두가 차가웠다. 먼저 김밥을 1분에 맞춰
데우고는 햄버거를 또 1분에 놓고 기다리는데 그 자그마한 편의점에서...
"펑"하는 소리에 얼마나 놀랐는지, 이게 뭐야? 무슨 소리야? 그러면서
열었더니 빵봉지가 찢어져 벌려있다. 손에 집힌 빵은 뜨거웠고, 괜시리 알바생
눈치를 보며 "미안해요" 소리가 먼저 나오면서 가슴을 쓸어내리던 내게
그알바생이 하는말이 너무 이쁘다. 정말로 겸손하게 내게 절까지 하는거다.
"죄송합니다. 제가 미리 말씀드려야 하는건데, 놀라셨죠? 괜찮으세요?"
정말로 미안해하며 내 얼굴을 들여다보며 사과하는 모습이 왜 나에게는 낯설었
을까? 세상이 "빨리 빨리만 하면서 투박한 말이 오가는데 익숙했던 것 같았다.
"좋은 엄마에게서 잘 자라온 애구나!" 서둘러 나오면서 중얼거렸다.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아 김밥부터 시작해서 그 두 양식을 먹는데, 땀은 쏟아지고 하필 건널목
앞이라 신호대기하는 차량의 운전자들에게 구경거리가 되는구나 싶으면서도
오늘의 공부! "눈물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고서는 인생을 논하지 마라까지는 아니
지만,눈물나게 허기져서, 배고픔이라는것이 이렇게 비참한 일인가 싶은 생각들을
하면서 뜨거운 빵을 먹어야했다. 도서관이 공사가 시작되고, 우리집 건너편에
있는 작은 도서관으로 바꾼 첫날인데, 책을 고르다가 몸이 꺾였다. 새벽에 잠깐
잠을 자고는 서둘러 가느라 빈속이었고, 시간은 4시를 향해있었다. 내 캐리어와
골라놓은 책을 그대로 둔채 괜시리 직원에게 보고까지 하고 나섰다. "나! 빵하나
먹고 올께요. 내 짐좀 부탁해요" 그리고는 뙤약볕 찻길에 앉아 뜨거운 햄버거와
또한 뜨거운 김밥한줄을 먹게된 오늘의 나는 참으로 특별한 날이었다.
뜨거운 햄버거? 이가 시리게 차갑다고 해도 감사하게 먹어야 하는거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