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마음 믿을 수 없어요 (이규보)
꾀꼬리 우는 봄날 애간장 타는데
떨어진 꽃은 온 땅을 붉게 덮었구나.
향기로운 이불 속 새벽잠은 외로워
고운 뺨에 두 줄기 눈물 흐르네.
그대 약속 뜬구름처럼 믿을 수 없으니
내 마음은 일렁이는 강물 같네.
긴긴 밤을 그 누구와 함께 지내며
수심에 찡그린 눈썹을 펼 수 있을까.
푸른 눈썹은 수심 겨워 찌푸려 있는데
누구와 함께 긴긴 밤을 지내어볼까
강물은 내 마음처럼 출렁거리고
구름은 신의 없는 그대 마음 같아라.
고운 두 뺨에 눈물 흐르고
향기로운 새벽 이불에 외로이 자네.
땅 가득히 붉은 꽃이 떨어지고
봄 꾀꼬리 우는 소리에 애간장만 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