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

부러진 나뭇가지의 딸락거림

이슬과 노을 2023. 3. 17. 01:18

쪼개져서 부러진 큰 나뭇가지가

 

여러해 동안이나 매달려 있어

 

바람이 불면 메마른 소리로 노래를 딸각거린다.

 

잎도 없고 껍질도 없이,

 

텅 비어 활력도 없이 너무 긴 삶에,

 

너무 긴 죽음에 지쳤어.

 

나뭇가지의 노래 단단하고 끈질기게 울린다.

 

고집스럽게 울리고 은밀히 두렵게 울리네.

 

한 여름만 더,

 

한 겨울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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