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

슈바르츠발트

이슬과 노을 2023. 3. 15. 23:21

이상하게 아름다운 열지은 언덕들

어두운 산, 맑은 초지.

붉은 낭떠러지, 갈새 협곡들

전나무 그림자로 뒤덮힌!

 

탑에서 울리는 경건한 종소리가

전마루 폭풍의 솨ㅡ소리와

저 위에서 뒤섞일 때면

몇시간이고 귀 기울일 수 있어.

 

그러면 밤에 벽난로 앞에서

잃었던 전설처럼 이곳에

살던 시절의 기억이

나를 붙잡는다.

 

그 시절 소년이던 내 눈엔

먼 곳이 더 고귀하게, 더 푹신하게,

전나무숲을 화관처럼 두른 먼 산들이

더 행복하고 풍성하게 빛났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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