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괴상하다

이슬과 노을 2023. 3. 12. 23:46

오늘은 기어이 울어버리고 말것 같은 소용돌이속에서 필사적으로 공부(?)를

하고는 또 웃어본다. 지금의 내 모습이 기막히다. 무슨 논문을 쓰느라 이토록

열중하는건가? 손목에 한방물파스를 듬뿍 발라가면서 이 하루를 버텨내면서

그래도 누워버리지는 않는 고집이 웃읍기도 한데, 그래도 나는 이렇게 무섭게

나를 혹사시키는 것이 당연한듯 살아낸다. 내게, 머엉하니 우두커니 손을 놓고

있는 것은 허락되지 않고, 생활자체가 이거라는 사실을 오늘 틈틈이 자각하며

일을 했다. 사흘만에 2권의 책을 읽으며 필사를 하고 프린터로 빼내며 숨차게

보낸  나는 이게 무슨 씨츄에이션? 싶다. 내가 요즘 두둑하니 만족하는 것은

교자상에 쌓인 투명파일집이다. 쌓이고 쌓인 A4 용지를 끼워넣어 쌓으면서

20여권! 계속 빼내는 원고들이 내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컴의 자판을 열심히

두드리느라 손목이 병이났고 어제 오늘 파스와 물파스가 동원된다. 누가 재촉

하거나 내가 작가여서 마감날에 맞추느라 이런다면 참 보람있는 일인데....

그도 아니면서 이 나이에 나는 이렇게밖에 살 수가 없나? 하고 허탈하다.

어느 지인이 내 집을 다녀가고는 전화로 하던 얘기가 있다. "여전히 바쁘세요?"

"뭐가요?" "그집은 知的인 환경에서...." 전화를 끊고는 한참 웃었다. 

참 괜챦은 표현인데, 그렇게 바빠야 하는 이유를 알리 없을바에야 무슨 설명이

있을까 싶어서! 열심히 아파내고, 열심히 바느질을 하느라 눈에 안약을 넣어가며

열중하던 이 즈음의 나는 그 정점을 찍는듯하다. 잠깐 허리를 펴느라 누워보니

신음이 절로 나고 손목이 무섭게 아프다. 결국 일어나 처치를 하고는 다시 컴을

연다. 내 리듬이 깨어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생각은 참 쓸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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