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밭을 다 지나니 세 갈래 오솔길, 철령의 높은 맷부리는 칼날과도 같은데
언덕에 말 세우고 이씨 집을 물었네. 동쪽으로 바다와 하늘은 아득하기만 하네.
농사꾼 호미 들고 동북쪽을 가리키는데, 가을바람은 유독 귀밑머리에만 불어오는데
까치둥치 있는 마을에 석류꽃 드러나네. 말을 몰고 오늘 아침 북녘 빈방에 왔노라.
--이용휴-- --정도전--
시골집 제유년 설날 봉천전에서
붉은 단풍잎 시골길을 밝히고, 봄이 가랑비를 따라 천진교를 건너오니
맑은 시냇물 돌뿌리를 씻는다. 태액지 물가에는 버들 빛이 새롭네. 땅이 외져 찾아오는 이 없는데 사모 가득 궁화 꽂고 잔치를 즐겼더니
산 기운 저절로 황혼이어라. 금오군은 취해 가는 사람을 묻지도 않네.
--이승인-- --정도전--
산중에서 성남쪽에서 호종하면서
산중에 병든 몸을 일으키니 교외에 가을걷이 이른데
아이가 내 수척하다 하는구나. 임금님 고운 걸음 하셨네.
농사일 흉내 내어 약초밭을 매고 물고기 구경한다 간한 일 우습구나
집을 옮겨 손수 소나무를 심었다. 군사 훈련하시는 뜻 이렇게 깊으신데
저녁 종소리 어느 절에서 울리나 풍악 소리에 푸른 강은 일렁이고
들불은 숲 너머에 춤을 추네. 늘어선 깃발에 해조차 아득하구나.
숨어 사는 맛을 터득하였으니 글 하는 신하가 많이 시종하였으니
요즘 들어 만사가 게으르다. 마침 간언을 올리는 모습 볼 수 있겠네.
--정도전-- --이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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