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살이 된 보리수나무와 밤나무 들은
더운 바람에 살랑이며 숨쉬고
분수의 물은 바람결애 반짝이며 고분고분
방향을 바꾼다. 둠지에 깃든 수많은
새들은 이 시간에 거의 말이 없다.
제 바깥 도로는 정오 무더위에 조용하고
개들은 풀숲에서 늘어지게 잠들고
건초 마차들은 뜨거운 땅을 통해 멀리서 덜컹댄다.
우리 늙은이들은 그늘 속에 길게 앉아 있지.
품에는 책을 끼고 부신 눈은 내려깔고,
이 여름의 오늘에 요람처럼 친절하게 흔들려도
속으론 앞서 떠난 이들을 생각하지.
겨울이든 여름이든 그들에겐 날이 밝지 않지만
그런데도 전당이나 길에서 보이지 않게
우리 곁에 와 있는 이들은
그곳과 이곳 사이에 다리를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