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

8월 말

이슬과 노을 2022. 10. 30. 23:28

이미 단념하고 있었는데

여름은 다시 한번 그의 위력을 찾았습니다.

여름은, 점점 짧아지는 나날에 압축된 것처럼

그렇게 빛나고 있습니다.

구름 한 점 없이 따갑게 내려쬐는 태양을 자랑하며

이처럼 인간도 살아오려 노력한 끝에

절망하고 은퇴해 버렸다가는  갑자기

다시 한번 파랑에 몸을 맡기고 과감하게

삶의 나머지를 걸어 보는 일이 있습니다.

사랑 때문에 헛되이 지내든가

뒤늦은 일에 착수한다든가

어떻든 그의 행위와 욕망 속에는 종말에 대해

깊은 지혜가 가을처럼 드맑게 울리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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