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난설헌

추한

이슬과 노을 2022. 6. 16. 00:43

붉은 갑사 창 골방에 등불 타는데,

 

꿈 깨니 비단 이불 절반이 비었네.

 

서리 찬 새장에 앵무새 울어대고,

 

섬돌 가득 오동잎 가을바람에 졌구려.

 

                                                       규원 2수

 

(1)

비단비 비단치마 눈물자국 흥건해,

일년살이 고운 풀 양손을 한탄하네.

아쟁을 당겨서 강남곡 뜯고 보니,

배꽃 떨어져도 낮에도 문 닫혔네.

(2)

달뜬다락 가을깊어 옥병풍 쓸쓸해

서리친 갈대밭 저녁 기러기 날아드네.

거문고 뜯어본들 사람은 뵈지 않고,

들판 연못가에 연꽃만 시드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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