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치원
돌 틈에 뿌리 내려 잎 쉬 마르고
바람과 서리에 자칫 꺽이고 상하네.
가을 자태 자랑하는 들국화야 바라리오만
추운 날 끄떡 않는 소나무를 부러워하네.
가여워라 고운 빛깔로 바닷가에 서 있건만
어느 누가 좋은 집 난간 아래 옮겨심을까.
뭇 초목과 다른 품격 지녔건만
지나가는 나무꾼이나 한 번 봐 줄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