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가랑비 꽃밭에서 살기로 마음먹다
당신의 소근거림에 마음이 열리는데
싱싱한 초록빛에서 붉은 속살 풀어놓다.
여름
구름꽃 하얀 대낮 걸어서 들녘가다
풀숲을 스치는 바람 냇물의 출렁거림
당신의 온갖 몸짓을 떨림으로 머금다.
가을
산빛은 훨훨 타는 당신의 붉은 순정
나뭇잎 옥구르는 그 소리 깊이 스며
그리움 절절히 담고 속울음을 뿌리다.
겨울
찬 기운 성긴 숲에 바람결 어리누나
눈 내린 뒷동산에서 작은 새 깃을 턴다
당신의 하이얀 자락 덮어쓰고 눕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