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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걸음마다 기도하기

불교에서는 마음챙김, 집중, 통찰과 함께하는 모든 행위를 기도로 본다. 차를 마시면서도 자신이 차를 마시는 줄 모른다면 그건 살아있는 게 아니다. 거기에 네가 없기 때문이다. 마음챙김과 집중 속에서 차를 마실 때 너는 신성한 의식을 행하는 것이다. 그것이 기도다. 길을 걸을 때 한 걸음 또 한걸음 알아차리며 기쁨으로 받아들인다면, 네 모든 발걸음이 기도가 된다. 편안하게 앉아서 깨어 있는 마음으로 숨 쉴 때, 생명의 경이로움에 접할 때 그것이 곧 명상이고 기도다.

틱낫한의 잠언 2022.11.27

빗속에서 택지를 그리워하며

찬비는 국화에 어울리지 않는데 깊은 가을 낙엽이 문을 치고 들어오는데 작은 술동이는 사람 가까이할 줄 아네. 들창문은 산 한쪽을 온통 실어 들인다. 문을 닫으니 붉은 잎 떨어지고 비록 술잔이 있은들 누구와 함께 마주하랴? 시구를 얻으니 흰머리 새롭다. 이미 비바람 추위를 재촉할까 걱정인 것을 정다운 벗 생각할 때는 기쁘다가 하늘이 응당 나에게 궁한 팔자 내렸으니 적막한 새벽 되니 시름이 더하네. 국화 또한 사람에게 고운 얼굴 보이지 않네. 그 언제나 검은 눈동자 마주하고 근심을 떨쳐 없애야만 진정한도사가 아닌가 크게 웃으며 화창한 봄을 보리오? 병든 눈으로 부질없이 늘 눈물 흘리지 말게. --박은-- --박은-- 중열의 시에 차운하다 좋은 계절 저무는데 아직 문을 닫아걸고서 어찌하여 외롭게 앉아서 남산을..

한시 2022.06.11

낙엽 ( 구르몽 )

시몬, 나뭇잎 져 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구나.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의 빛깔은 은은하고 그 소리는 참으로 나직하구나. 낙엽은 땅 위에 버림받은 나그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질녘 낙엽의 모습은 쓸쓸하구나 바람 불어칠 때마다 낙엽은 조용히 외치거니,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발길에 밟힐 때면 낙엽은 영혼처럼 흐느끼고 날개소리, 여자의 옷자락 스치는 소리를 내는구나.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가까이 오라. 언젠가는 우리도 가련한 낙엽이 되리니 가까이 오라, 이미 날은 저물고 바람은 우리를 감싸고 있구나.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좋은글 2021.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