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낙엽 ( 구르몽 )

이슬과 노을 2021. 10. 11. 23:59

시몬, 나뭇잎 져 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구나.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의 빛깔은 은은하고 그 소리는 참으로 나직하구나.

 

낙엽은 땅 위에 버림받은 나그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질녘 낙엽의 모습은 쓸쓸하구나

바람 불어칠 때마다 낙엽은 조용히 외치거니,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발길에 밟힐 때면 낙엽은 영혼처럼 흐느끼고

날개소리, 여자의 옷자락 스치는 소리를 내는구나.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가까이 오라. 언젠가는 우리도 가련한 낙엽이 되리니

가까이 오라, 이미 날은 저물고 바람은 우리를 감싸고 있구나.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