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이 어지럽다고 투정부리다가 한통의 국제전화에, 가누기 힘든
혼란스러움으로 만 하루를 보냈다. 이것이 아픔인가? 받아들여야 할
일인데.... 3시간의 전화통화끝에 결국 밤을 지새고, 그 잠을 메꾸지
도 못한채, 왼종일 몸을 고되게 해보지만 내 한계는 이만큼이구나 싶은
결론에 다다른다. 이별준비를 해야겠다는 연락은,병원측의 업무일뿐
인데, 우리는 아파야 한다. 의연하게 인정하고 마음을 다스려야 하는데
나는 너무나 허약하다는 느낌! 나는 이만큼밖에 안되는구나 싶어서
엉뚱하게 일속에 파묻혀봐도 소용이 없다. 갖가지 기억들, 3년전에 내 집에서
2달을 보낸 흔적들이 자꾸만 시선을 잡는다. 그로부터 3년후에 우린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니! 그 순간을 어떻게 감당해햐 할까..... 그 먼길을 찾아가서
꼭 안아주지도 못하고 전화로 소식을 들어야 하는 건 너무 가혹하다.
지난번 전화로 "사랑해"라는 말을 거듭했지만, 허무하다.
누구나 헤어져야 하고 그리고 잊을수 있어야 하는데!
나는 여전히 침을 맞으러 다니며 또다시 내 일상에 열중하는 매정한 타인이
되어갈테지 싶은 허망함이다. 내게 쏟은 사랑, 내가 받은 사랑은 그토록
특별했는데 나는 무엇으로 보답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