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하지 않으려면, 피곤하지 않으려면 내 공간에서 벗어나지 말아야 하는건가?
그렇게 비참하고 어리석어야 하는 나 자신이 싫어서 무조건 잠을 청하고 누워서
헛시간을 보냈다. 청하는 잠은 오지않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여러생각들에 지쳐
일어나 요기를 하고보니 밤 11시가 넘어서고 있다. 우유한잔과 찐 고구마 1개가
저녁인데! 생각해보니 아침겸 점심을 초라하게 먹었다. 라면 한개반을 먹은거다.
만약에 내가 궁핍해서 생활비를 아껴야 해서라면 얼마나 가여운 지경인가? 그나
마 챙겨먹는 것은 "약을 먹어야 하니까, 약을 먹어야 살수 있는것"이라고 곧잘
중얼거리면서 나는 아직 사치(?)스러운 감정에 빠져 한심하게 살고 있는거다.
어제밤 늦게 발견한것이, 아주 중요한 약이 한봉지뿐이라는 사실에 기막혔다.
그리곤 오늘 정신없이 외출해서 약을 받아들고, 침까지 맞고는 걸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나때문에 한의원을 번잡하게 만들고 민폐를 끼쳐서 우울하기도 해서
걷기로 했는데 한적한 학교담을 끼고 천천히 걸어가는 나를 화나게 하는 일을
맞닥트렸다. 지나치려던 한 여인이 나를 붙잡고 끈질기게 설득작업을 하는것!
속으로 큰일났구나 하면서 무식하게 대응하지 않으려고 인내심을 다해 들어주는
나를 기어이 울고싶게 만든다. 누구나 한두번 겪어보거나 들은 얘기일테지만
나는 한번 크게 시달린 경험이 있는 스토리였다. 그렇게 당하고 나서는 그런 분위
기로 다가오면 최선(?)을 다해서 피하자고 다짐했는데, 오늘같이 피곤한 일상끝에
만난 그녀는 정말로 극에 달하는 수준이었다. 어떤 의료기 판매업소에서 사람을
끌어모으고, 그곳에 끌려간 사람들은 문어발식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으는데 정신
없는데, 그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