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라고 해야 하나?
내게 이런 일이 있다니!
표현하기가 벅차다. 다만 내 일상에서 일어난 오늘 하루가 이상하다.
빠르고 신기로운 내 두손에서 빚어지는 고난도의 작품이 90프로의 성과와
속도로 이어지는 동안에, 내 머리는 또한 빠르게 회전하고, 고민하고, 결론
을 얻었다. 모든일이, 냉철하고 현명하고, 제 갈길을 찾아가는 느낌? 그래
이거야! 오늘 작업은 정말 머리아프다고 해야 할만큼의 일인데, 성큼성큼 건너
뛰듯이 재빠르게 머리로 연상하고, 손으로 엮어가고.... 결국 내 의지로 멈추었
다. 마무리는 내일 2시간이면 될테지 싶어서, 자신있게!
길고도 짧은 하루속에서 이루어진! 내 깊이 들어간 나자신이 정리가 되고, 언니
에게 향한 내 마음부터 정리했다. 어젯밤 어렵게 이루어진 환자와의 통화는
이즈음의 내 슬픔과 혼란속에서 나를 꺼내주는 듯 했다. 본의 아닌 결정이다.
졀망감이지만 이제 더 기대를 하지말고 환자를 힘들게 하지말자는 아픔!
찢어지는 아픔이지만 내려놓기로 했다. 더 이상의 집착과 미련에서 벗어나야
하지 싶다. 미국병원의 기준이, 씨스템이 어떤지 자세히 물어보는 방법도 생각
해보고 있지만, 우선 지금 내 생활의 너무 힘들어서, 나를 달래며, 보류하기로
했다. 며칠전 전화를 받지않는 언니를 찾느라고 병원직원들과의 씨름에서 그
병원의 규모가 무척 크고 치밀하다는 생각이었다. 7명의 직원이 내게 전화를
끊지말고 기다리라며 릴레이 하듯이 찾다가 15분후면 언니가 전화를 받을거
라던 그 친절함에 놀랐었다. 10년전에 남편이 중환자실에서 한달쯤 있다가
병원측의 권고(?)로, 안내로 따라간 그 음침한 병원에서 더 짧게 머물다 떠난
그 기억때문에 미국병원에서 말하는 한마디! "호스피스"로 가야할것같다는
그 한마디의 의미를 이해할수가 없다. 급히 누구의 도움까지 받아서 "국제전화
카드"를 3장이나 사두고 밤 11시부터 시계를 보며 지내는 이즈음의 내 머리에
떠오른 기찬 생각이 오늘 떠올랐다. 그리고 지금 시간을 보면서 옛날의 내 주치의
와의 통화를 대기하고 있다. DR KARMI 그의 근무지 두곳을 찾아 그에게 상담을
할 수만 있으면 미국내에서의 "호스피스" 의미를 짐작할수 있게된다는 생각이
이르니까, 나와 아들에게 보여준 그의 인품으로, 내 수필집에까지 두어장을 할애
할만큼 내겐 감동의 은인이었고, 언젠가는 꼭 전화나 편지로 그 감사표시를 하고
싶어하던 내 진심에서 나온 재치인지 모른다는 생각이다. "엄마는 양심도 없어?
그렇게 좋은 의사에게 병원비도 밀리면서 계속 찾아가는거야?' 아들이 15살때
내게 하던 말이었다. 카드가 있으니까 충분히 수소문해서 찾을수 있을거라는
믿음으로, 연결만 되면 그 시절의 내게 베푼 그 사람에게 충분히 고마웠다는
인사를 할 생각이다. 부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