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까지 살아오면서, 모두가 감탄하는 자연의 아름답고 장엄하고, 빛나는 그 모습을
어제 오늘 나는 가슴터지게 느껴보았다. 모두들 봄볓을 극찬하지만, 나는 가을빛이, 가을
하늘이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음에 놀라웠고, 큰 감동을 받아안았다. 오늘낮에! 상상도 못했던
어느 산자락에 올라앉아 내 앞에 펼쳐진 가을모습을 수없이 사진을 찍어도 보고, 그리고 생각
속에 푹 빠져서 빛나는 가을을 만끽하고 돌아왔다. 보통높이의 산을 3분의 1쯤 될만큼의 높이를
올라가면서 꿈같았다. 내가 이런 지점을 올라왔구나, 그리고 이처럼 행복할 수도 있구나 하는
심정으로.... 몇년동안을, 남편에 대한 미안함과 안타까움속에서 힘들었는데, 전혀 예측하지도
못한 일을 벌리고 이틀도 못되는 짧은 시간에, 남편을 그곳에서 모시고 나와 아름다운 곳에 이장
하는 일! 그건 내 능력이 아닌 어떤 힘이었다. 꿈속에 자꾸만 나타나는 모습에 의아해하다가 불쑥
길을 나섰다. 서울을 가는것도 불가능한 두다리를 가지고 그 서울을 꿰뚷고 외진곳까지 가서
대중교통만을 이용해 움직인것도 믿을수 없는 일이었다. 마음이 이끌리는대로 나는 움직였고,
그 먼곳에서 남편을 모시고 나와서 내집에 가까운 아름다운 산자락에 이장시키는 일을 해낸거다.
그러는 동안,나는 끝없이 남편에게용서를 구했고, 내가 살아온 세월을 설명하고 이해해주기를
염원했다. 찾지 않았던게 아니고 찾을 수 없던 상황이었음을 고백하면서 내 눈물은 멈추었고,
이장을 마치고 내려오면서 이미 나는 평화로움을
얻었다. 얼마나 감사하고,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사람이 마음이 있으면 그 끌림대로 다가가고,
그리고 비로소 그 해결점앞에 서게 될 수 있다는 사실! 꿈도 못 꾸었던 이 평화와 안정감!
이장할 장소를 답사하고 결정하는데 고민하는, 그러한 시간도 빼앗기지 않았고 인터넷에서
찾아낸 어느곳에 전화로만 주고받고 결정하는데 나는 하등의 갈등도 없이 진전시켰다
."결정했고 가겠습니다." 그리고 내가 사는 곳에서 가까운,
택시비로 12000원되는 곳으로 찾아갔고,직원의 안내로 올라간 그곳은 고민할 필요도 없는 곳이어서,
나는 그 자리에 앉아있고 두 사람이 오르내리면서 작업을 해내는 초스피드의 이장으로, 남편을 그
아름다운 가을하늘아래 모셔두고 내려왔다. 그리고는 3시간의 잠을 자고 나는 일상으로 돌아와있다.
어제와 오늘 내가 움직인것은 참으로 과한것이었는데, 나는 몸살도 안 나고 지극히 편안함속에 있다.
먼길을 찾아 그곳에 도착하는 순간, 나는 울음이 터졌고, 멈추지않아서 직원들의 다독임속에서
짚어주는대로 싸인 하고 대금을 치르고 그들이
챙겨서 내게 넘겨진 남편! 그때부터 나는 울음이 멈추어졌고, 나는 버스로, 전철로 또 버스로 그렇게
태연하게
집에 도착했다. 수술하고 퇴원할때 선생님이 당부하고 또 당부해주시던 대로 나는 중환자였고, 7개월
을 한의원에 다니면서 통증을 완화시키다가, 한달쯤 전에 다시 집안에 나를 가둬놓고 있던중이었는데,
계속 나타나는 꿈 속의 남편때문에 나는 꿈꾸듯이 움직였고, 이 밤에 컴도 대하고 있다. 몸이 망가져서
못간건데, 나는 안가는 아내 라는 죄의식 속에 끊임없이 미안하고 안타까웠고 불행했었다. 오늘, 그
아름다운 산자락에 앉아서 남편과 도란도란얘기를 하고 내려올때의 그 편안함과 평화는 내게 커다란
선물이었다. 그가 나를 용서해주었던걸까 싶을만큼! 3주동안 7권의 책을 읽어내는 것에 일상을 채우는,
나에 대한 스스로의 속박으로 다스리는 시간속에서 버텨내는것에, 나는 투쟁같은 것을 했던듯 하다.
이제 5권쯤으로 줄이고, 아무때나 현관앞에서 부터 콜택시를 타고 찾아갈 수 있는 곳에 남편이 있어서
희망이 생겼다. 기나긴 계단으로 이어진 그 높이의 그곳이지만, 조심조심 올라가서
도란도란 얘기를 하노라면, 남편은 들어주리라 싶은 설레임과 기대가 있음에 감사하자고 결심한다.
오늘은 블로거를, 어제에 이어서 못할것 같은데 나는 이미 여기에 들어와 있구나 하는 심정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너무나 여러가지, 그리고 사무친 사연속에서 고통을 안고 사는 사람또한
많지 않을까 생각을 해봤다. 왜? 내가 그런 사람중에서도 많이 아프게 살아온것 같아서, 그런 사람이
있다면 너무 가혹하게 자신을 몰아치지 말고 그 해결점이 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