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몽졸몽 연밥 따며 노래하던 저 큰애기 나이는 예순여덟, 귀양길은 삼천 리!
못 어귀서 만나자던 올 때 약속 지키려고 한 술이라도 더 떠 몸 보전 잊지 말게
거슬러 배를 젓느라 애께나 먹고 있네. 임별에 그대의 친구 천천자 당부하네.
-- 이달 -- -- 정중원 --
봄빛이 몇 날이랴? 대동강 배 안에서
봄빛이 몇 날이랴? 복사꽃이 활짝 폈다. 퉁소 소리 목이 메고 반 강엔 산그늘인데,
넘노는 나비 한 쌍 무심히 지나가다. 아득히 멀어져가는 외로운 배 놓칠세라
꽃잎에 입맞추고는 날아갔단 다시 오네. 어느 뉘 날 보내놓고 다락에 올라 기댔는고?
-- 설장수 -- -- 이만용 --
검은 소매 뿌리치고 친구를 떠나보내며
떠나는 길 정에 겨운 애달픈 두 눈매여! 어쩌면 그대 탄 말 멈추게 한단 말고?
잡은 소매 뿌리치고 홀연 사라져간 뒤를 시름인 양 푸른 산도 거의가 석양일다.
흰 구름 부질없어라! 오만 산천을 다 메웠네. 엄나무 꽃 뚝뚝 지고 부슬비도 내리는데.
-- 휴정 서산대사 -- -- 박순 --
임 싫은 대동강 물 석양도 이글이글
비 개인 남포항엔 봄빛 한결 짙었는데 노두에 서로 보내는 그 마음 어떠하리?
임 실은 대동강 물은 그 언제나 잦아지랴? 말 세우고 목이 메여 말 못하는 이별 장면
해마다 이별 눈물로 저리 그득 흐르는 것을! 석양도 쏟아붓는 듯 이글이글 정을 달구네.
-- 정지상 -- -- 정민교 --
가시려면 가시어요 남중을 떠나면서
가시려면 가시어요. 만릿길 편히 가시요마는 나그네로 오래 됐기 남중에 벗이 많다.
가다가다 소상강 달 없는 밤을 우는 이제 남중을 또 떠나려 길 나서니,
짝 잃은 기러기 소린 어이 들으시려오? 그 당시 고향 떠나던 그 심정 그대로고!
-- 의주 기생 -- -- 소태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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