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

가을의 향기

이슬과 노을 2022. 8. 16. 23:37

또다시 여름은 우리 곁을 떠나

마지막 뇌우 속에 사라져 갔다.

비는 하염없이 부슬수슬 내리고

젖은 숲속엔 불안하고 음울한 내음이 짙다.

파리하게 굳어진 풀 속의 콜히쿰

버섯만이 풍성하게 떼 지어 자란다.

어제만 해도 가엾고 화사하던 우리들의 계곡

이제는 안개 자욱해 옹색해 보인다.

빛을 저버린 이 세상

옹색하고 불안하고 음울해지나니

이제 인생의 여름이 꿈을 깨치는

마지막 뇌우에 대비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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