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

재회

이슬과 노을 2022. 7. 26. 23:36

해는 벌써 자취를 감추고

어슬한 산 너머로 저물어 갔다.

낙엽에 덮인  길과 또 벤치가 놓여 있는

누런 공원에 불어오는 찬바람.

그때 나는 너를 보고, 너도 나를 보았다.

너는 조용히 검은 말을 타고 와

낙엽을 밟으며 찬바람 속을

조용히 장중히 성으로 돌아갔다.

 

참으로 서러운 재회였다.

너는 창백하게 서서히 사라지고

나는 높은 울타리에 기대고 있었다.

날은 저물고, 둘은 한마디도 말을 하지 않았다.

'헤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편지  (0) 2022.07.29
8월  (0) 2022.07.27
로자 부인  (0) 2022.07.26
그때  (0) 2022.07.24
취소  (0) 2022.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