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리 북 소리에 인적은 끊어지고 변두리에 초가집 지어 사니
변방의 가을에 외기러기 우는 소리 날 찾는 수레와 말의 시끄러운 소리 없네.
이슬은 오늘밤부터 하얗게 내리고 묻노니, 어찌 이럴 수 있는가?
이달은 고향에서도 휘영청 밝으리 마음의 욕심에서 멀어지니, 사는 곳도 구석지네
동생들 있으나 다 흩어지고 동쪽 울타리 아래 국화꽃을 따며 생사를 물을 집도 없다네. 멀리 남산을 바라본다
편지를 부쳐도 길이 멀어 닿지 못하거늘 산기운은 저녁 햇빛에 더욱 아름답고 하물며 전쟁이 끝나지도 않았음에라야. 나는 새들 서로 더불어 둥지로 돌아오네.
--당의 두보-- 이 사이에 참다운 삶의 뜻이 있으니
가을밤의 노래 말로 표현하려 해도 할 말을 잊었네.
-- 동진의 도연명 --
달은 막 떠오르고 가을 이슬 촉촉한데
비단옷 없어도 아직 갈아입지 않았다. 전초산속 도사에게
은쟁을 밤 깊도록 사무치게 켜면서 오늘 아침 관사는 차가워 마음속으로 빈방 두려워 차마 돌아가지 못하네. 문득 산중의 사람이 생각난다.
-- 당의 왕유-- 골짜기 물 아래서 땔나무 묶어
돌아가 흰 돌을 삶고 있겠지
가을 저녁 가난하게 살던 때를 술회하다 술 한 표주박 가지고 가서
멀리서 바람 불고 비 오는 밤을 위로하려 하네
차가운 밤에 누워 먼 고향 꿈도 못 꾸고 낙엽은 빈 산에 가득한데
가을 소리 들으니 이별의 정이 괴로워라. 어디에서 발자취를 찾을 것인가?
높고 낮은 가지에 바람이 일어 -- 당의 시인 위응물-- 온갖 나뭇잎 소리 들려온다.
쌍계루
안개 드리운 햇빛 아득하고 해 저문 산은 자줏빛인데 얕얕은 우물이라 마실 물도 못 푸고 달 그림자 서성이어 가을 물은 맑구나.
척박한 땅이라 오래도록 정착하지도 않았다. 오래도록 사람 세상 번민 속에 갇혔으니 요즘의 교제는 옛날의 교제와 달라 어느 날 옷깃 펼치고 그대와 함께 오르리.
가난한 사람의 말은 모두가 가벼이 듣는다네. -- 고려의 시인 정몽주 --
-- 당의 맹교 --
가을 새벽 남곡으로 가며 황촌을 지나다
늦가을 서리와 이슬 짙은데
망천에서 한가하게 살면서 배수재에게 드립니다. 새벽 일어나 깊은 골짜기로 가네.
누런 단풍잎 계곡 다리를 덮고
차가운 가을 산이 검푸르게 변하고 사람이 떠난 고을에는 오직 고목만 남았네.
가을 물은 날마다 졸졸 흐른다. 겨울꽃은 드문 드문 적막하고
지팡이 짚고 사립문 밖에 나아가 깊숙한 샘물 가늘게 끊겼다 흘렀다 하네
바람 쏘이며 저문 매미 소리를 듣는다. 속된 마음은 잊은 지 오래이니
나뭇가지에 지는 햇살은 남아 있고 무슨 일로 사슴을 놀라게 하리오.
작은 마을에슨 외로운 연기만 피어 오른다. --당의 시인 유종원--
다시 접여처럼 술이 취하여
오류 선생 집 앞에서 미친 듯 노래 부른다.
-- 당의 왕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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