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2

다산 초당

이슬과 노을 2022. 4. 15. 23:03

안개 정적을 싸고

정적 안개에 스며

흰 비단 너울을 쓴 파아란 동백 숲이

 

안개 속에서 손을 뻗는 까만 가지에는

가지마다 가을이 익고 있었다.

아침놀을 닮으려는 감이 있었다.

 

안개 속 정적인가  정적 속의 안개인가

정적에 싸인 섬들을 가리려는 안개인데

진록의 동백 숲도 안개의 면사포라

 

정적을 찢는 소리 산새 소리를

동백 숲은 조용히 받아들이고

안개는 가만히 감싸서 안는

촉촉한 안개에 싸인

茶香이 머무는 풀밭

 

보촉촉 안개에 싸여

안개가 흩어질까 옷을 여미고

돗자리 감촉 즐기며 茶를 마신다

香을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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