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일은 한 치도 내다볼 수 없고, 하루의 안녕도 안심할 수 없는 것이 인생임을 느끼게 되었다.
5일 새벽에 블로거를 들르고, 그리고 그 낮에는, 어느 작가와 깊은 대화를 나누는 일이 있어서 참 뿌듯하기까지 했었는데 몇시간 후 바느질을 하기위해 재단을 하다가 급작스런 상태가 닥치고 나만의 방법으로 자신과 싸워야 했다. 점점 더 심해지는 증상은, 지금껏 경험하지 않은 수준까지 이르러 정신이 혼미한 지경에 이르러서야 119를 눌르고 "도와주세요" 한마디만 했다. 내말이 어눌하고 이상함을 느낀 상대방이 나를 자꾸만 다그치며 몇가지를 묻는데 현관비밀번호까지 불러준것도 기적이다 싶었다, 바로 들이닥친 구급대원3명에게 기대고는 늘어져버렸다. 나를 자꾸 흔들며 말을 시키고, 가져 온 의자에 앉히는 순간에 마구 토하는것을 민첩하게 비닐로 받아내주던 그들도, 너무 놀라서 내게 겉옷하나 찾아입혀준다던가 신발을 챙겨주는 것도 잊은채 그냥 바로 차에 태우고는, 이곳에는 없다며 의정부대형병원에 가도 되느냐고 확답을 받아내는등, 늘 하는 일일텐데도 나같은 경우는 난감했던것 같았다. 맨발이고 추웠고 그걸 느끼지만 차안의 침대에 눕지도 못할 만큼 연신 토하면서 도착하고는 바로 내게 주사기가 꽃히고 그들이 내 핸드폰에 있는 신분증을 가지고 접수를 하고도 그 자리를 뜨지않고 한참을 곁에 있어주었다. 간호사가 뭐라고 했는지 인사까지 하고는 돌아가는 그들을 느끼며 "아, 이제 나는 죽지않고 살아나는거구나" 참으로 간단한 심정이었다. 그래도 눈은 여전히 뜰 수가 없으면서, 몸을 맡긴채 끌려다니며 검사를 받는일에 얌전히 응하고 있는 나 자신의 심정은 기막혔다. 내가 그토록 무서웠던 그 순간! 혼자
더듬어 비상약을 찾아 혀밑에 세번씩이나 녹이고 열손가락의 피를 빼고도 증상은 더욱 악화됨을 느끼면서, "아, 이게
죽어가는걸까? 안되지, 죽으면 안되지. 119를 불러야하겠구나" 평소에 나는 그렇게 혼자 처치를 하고 119는 무조껀
싫다던 고집이 어느 한순간에 무너져버리며 죽음의 앞에 서있는듯 했었다. 그 느낌이 나를 변화시켰을까? 새벽에 돌아오는 택시안에서 바깥의 정경에 황홀할 수도 있었음은, 내가 죽을고비를 넘기고 살아있다는 사실이 주는 선물같았다.
겨우 숨만쉬는 환자를 긴세월 지키는 가족들의 모습은 가히 존경스럽다. 몇시간의 응급실을 다녀오면서, 나는 사치스럽게도 머리로 가슴으로 너무 많은 생각들을 했다. 돌아와서 침대메트를 뜨겁게 올리고 그 이불속으로 들어갈때까지 나는 감사기도와 주기도문을 이어갔다. 머리사진을 찍으러 들어갈때마다그 무서운 쿵쾅거리는 소리가 싫어서 주기도문을 올리는 버릇이 있지만, 어제같은 참혹했던 경험을 통해, 나는 얼마나 감사해하며, 겸손하며 내 몸을 살피며
살아낼수 있을까 싶다. 이미 나약해져있는 싯점에서 어떻게 내 시간을 지혜롭게 살아낼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실망하지
않도록 소중하게 이어가고 싶다는 간절한 염원앞에 내가 서있다. 의자에 앉아 굳은채 2시간을 버티던 그안간힘 끝에
결국 내가 손내밀어 도움을 받기까지 내 가슴은 그렇게 속삭이고 있었다. "너는 결국 인간일뿐이야. 그래도 여전히 외로움과 침거속에 살아낼거야?하는 소리가 들렸다. 외로움이 얼마나 지독히 아픈것인지 너는 알고 있쟎니?"나는 이렇게
태어난거야. 그리고 나는 완전한 고립 그 속에서 차라리 행복해질거야"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나는 너를 좋아하지 않는데, 휠체어야! " (0) | 2022.01.08 |
---|---|
나를 나로부터....... (0) | 2021.12.14 |
그 누구든 해주고 싶은 한마디. (0) | 2021.12.08 |
절실하면 용감해지는..... (0) | 2021.12.04 |
한 여인의 삶 (0) | 2021.1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