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아프면서 또 열심히 책을 읽어내는 이틀이다. 바깥을 나가는 일이 막막할 만큼 허리, 다리를 못쓰면서 그래도 책은 놓지않고 열심히 읽어내어 밤 9시에 덮었다. 짧은 행복뒤에 긴 불행일까? 가을비를 충분히 맞았고, 많이 걸었고, 그래도 좋은 책을 여러권 사고, 좋은 CD 도 여러장 살수 있어 좋았으니 후회할 일은 아니다. 뒤돌아보며 후회할테면 하지않아야 하는것! 그래서 오히려 차분함속에 열심히 읽어낸 책을 통해 터득함이 많다. 이 작은 공간에서 나는 자유를 만끽하고, 하고싶은 일을 하며 산다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 내가 왜 무리한 외출을 하고, 가을비는 왜 좋아서 흠씬 맞았을까 하는 메마른 정서는 갖기 싫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내가 나를 존중하지 않으면 오롯이 홀로인 삶이 참으로 힘들지 않겠는가 하는 판단을, 당연히 할 수 있는것 또한 다행이라고 여긴다. 그래도 따뜻한 밥을 지어 먹고 줄지어 기다리는 약들을, 한개씩 시계봐가며 챙겨먹으면서, 두터운 책한권을 읽어내느라 분주하다가도 피식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누가 재촉하지 않아도 나 혼자 바쁘면서 사는 일상은, 나를 엄격히 다스리는 고집같은 것? 누구나 물어보는 질문중에 하나가 어떻게 시간을 보내느냐는 것이, 내가 정말 싫어하는 말인데, 왜 하루가 지루하고 시간보내기가 힘들다는 인식일까? 살아온 긴 세월끝에 짧은 시간이 남은 나이면서, 상대방을 걱정해주는 뉘앙스로, 표정으로 다가오는 사람을 보는순간 시선을 돌려야한다. 살짝 웃으면서 그 상황을 '빠져나오면서 느끼는 우울한 마음이라니.... 침대옆에는 전화기와 파스와 가위가 필수로 쌓여있어야 하고 손이 닿지 않는곳을 포기하고서라도 열심히 파스를 붙여야 될것같은 마음으로 어제와 오늘을 보내면서 새롭게 터득하는 일이 생긴다. 책한권을 결사적으로 읽느라 음악도 틀지않고 고요속에 집중하면서 터득하는 것이 있다. 음악을 틀어놓은채로도 책이 읽혀졌었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습관처럼 눈을 뜨면 CD 를 틀어놓고 움직이는 내몸짓이 달라지는 예민함이다. 이렇게 변해가는 거구나 싶다. 그래도 오늘 끝낸 책한권이 뿌듯할만큼 좋은 내용이다.
수술자국까지 파스를 덮어붙인것도 처음인데, 그만큼 그 외출이 무리였구나 싶어도 그냥 체념하고 버텨내는중이다. 그
외출로 얻은 수확이 크니까! 그리고 매월 서점에서 책을 보는 긴 시간을 투자하면서 하는 생각이 "다음달에도 내가 여기
서 즐길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다. 가면서 이미 지치고 돌아오는 발걸음은 더욱 더 힘들면서 이어가는 내 나들이는 참 딱하다. 이번에는 아주 혹독하게 벌을 받고있다. 얼마를 아파야하는지 모르지만, 침대에 누워버리면 일어나지 못할것 같아서 방문을 꼭 닫아놓고 부엌과 거실을 절뚝거리며, 허리를 두드리며 밥을 챙겨먹고 책을 읽어내며 긴장한 하루가 기분좋은일은 아니다. 긴장하지 않고 적당히 아프고 회복되는 건강은 이제 완전히 기대할 수 없구나 하는 생각으로 마무리한다. 그래도 블로거는 챙기면서 일기같은 글도 두드리며 새벽을 지킨다. 이만큼의 의지라도 남아있음에 감사해야할까?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얘! .....그러지마....." (0) | 2021.10.12 |
---|---|
나를 옛날로 데려다 준 음악들. (0) | 2021.10.07 |
화려한 나들이. (0) | 2021.09.30 |
농부의 땀과 눈물 (0) | 2021.09.28 |
이건 무슨일? (0) | 2021.09.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