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2

손암 정약전 시문집 7

이슬과 노을 2018. 1. 2. 00:09

 

해산이 마치 거미와 같아   산줄기가 사방으로 달려가네.

골짜기는 각각 조수를 머금고,     마른 흙은 다만 봉우리들뿐.

집에 있어도 배를 탄 듯,      고개 들면 물리도록 아늑한 물,

접때 내가 바라본 소시는     자못 괴로운 마음 풀어줄 만했지.

마침내 계고재 노인과 기약을 해서     향기로운 이곳에 유람 왔다네.

맑은 새벽 가파른 산 우뚝하고      옷자락은 봄바람 맞아 펄럭거리네.

골짜기 들어가니 마음 기뻐져      단양에 노니는 것과 방불하구나.

푸른 산이 좌우를 에워싸고     지척에 바다가 감춰져 있네.

큰 나무들이 삼오 리      시원한 들판도 좋구나

봄 시내는 수풀에 이어져 있고      흰 바위가 가운데 펼쳐져 있네.

우거진 나무 산골짝을 뒤덮어     四詩에 푸르름 가득하구나.

종종 잎 사이 꽃이 피어     환하게 단장한  고운 모습 드러내네.

높다란 문암 바위는      새 봉우리 우뚝 서로 마주하였네.

시냇가에서 흰 풀 깔고 앉으니     술병 또한 그 곁에 있구나.

섶을 살라 절인 생선 굽고     샘물 움켜 술 바가지 씻네.

이 유람이 비록 담박하나     그윽한 일 또한 자랑할 만하지.

누가 알겠는가, 한 주먹 안에      이 봄 산의 빛을 갖출 수 있음을

평생 천석에 뜻을 두었는데      넘어져서 바닷가  시골로 떨어졌네.

오히려 천지의 덕에 힘입어      한 가지에 편히 깃들기를 바랐다네.

섬사람들 토양이 부족해서     한 마디의 흙도 천금처럼 여기지.

이 한 구석 황무지를      남들은 버려도 나는 간직해.

시냇가에 집 짓기 알맞으니,    상수리나무 베어 들보를 세워야지.

동산의 연못과 마당의 채마밭     늘어놓을 일을 오직 헤아린다네.

비록 창해 안에 살고 있지만     도리어 도원의 별장이리.

의당 읽다만 책 손에 들고서      노닐며 내 생애 마치리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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