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모음

매화모음 1

이슬과 노을 2023. 3. 13. 23:13

나는 임포가 변신한 신선이요.

그대는 하늘의 신선이 변신하여 요동 땅으로 내려온 학이라네.

서로 만나 웃는 것도 하늘이 들어준 것이니

양양의 옛 일로 비교하려 하지 마오.

 

도산서당에 가보지도 못하고 해가 바뀌었는데

산골엔 주인 없어도 봄이 절로 찾아왔다

온갖 붉은 꽃들이 나를 반겨 마음이 흥겨웠는데

유독 한 그루 어여쁜 흰 매화에 더더욱 마음이 쏠린다.

병석에서 일어나니 꽃 피는 시절이 너무 좋구나.

시 한 수 읊조리니 한낮의 바람이 더욱 상쾌하다.

강가의 누각에 홀로 한가하게 올라앉아

하늘 우러르고 땅을 굽어보니 감흥이 절로 이는구나.

 

나는 속세에서 외로운 산을 그리워하고

그대는 객지에서 산속에 들어가 살기를 꿈꾸니

서로 만나 웃음 짓는 것도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지

학과 함께 살지 않아도 서운하지 않으리.

       ( 매화를 대신하여 답하다)

'매화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매화속에 숨은 이  (0) 2023.03.15
!  (0) 2023.03.14
매화  (0) 2023.02.25
눈 속에 핀 매화  (0) 2023.02.10
놀빛으로 물든 매화  (0) 2023.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