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모음

김돈서의 매화시

이슬과 노을 2023. 1. 16. 23:30

내 벗이 다섯이니

소나무, 국화, 매화, 대나무, 연꽃이라

이들하고 담담하게 사귀는 일 질리지 않지.

매군이 특히나 나를 좋아해서

모임에 초대하니 두말없이 왔었지.

나또한 그리운 마음 잊지 못해

새벽이고 저녁이고 몇 번이나 찾아갔지.

안개를 머금으면 차갑고 적막한데

연못가에서는 맑고도 담담하지.

화사한 온갖 꽃들 넘쳐나는 날

맑고 순결한 그 모습이 더욱 도드라져 보이고

술잔 속의 달을 마시는 자리에 나설망정

꽃을 파는 지게 위에 오르려 할까?

은밀한 우정을 시로 읊으니

야광주가 어둠 속에 빛나듯 하네.

정신이 서로를 밝게 비추는 그 세계를

세속의 사람들은 분명 엿보기가 어려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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