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모음

매화

이슬과 노을 2023. 1. 15. 22:51

매화 구경 하자 일찍 약속했는데

매화향기 피어나자 약속을 저버렸네.

도산의 매화에 이끌리는 내 마음

밤마다 꿈속에서도 매화를 찾았어라.

어제는 그대와 함께 매화네집에 들렸더니

그 매화의 정취 삭막하여 나는 슬펐네.

여덟그루 매화는 안개 속에 빈 가지였고

한 그루의 매화는 아예 피지를 않았네

지팡이로 둘레를 돌며 매화를 읊조리니

겨울 신은 어찌하여 내 매화를 괴롭히나

그대 집의 매화는 따뜻함을 얻었지만

매화네 집은 바람도 많고 추위도 심해

하늘에 편지를 써서 매화의 원망을 하소연했네.

문장을 지어서 매화의 영혼을 불러보았네

매화의 원망이 사무치면 하늘도 가엽게 여기고

매화의 영혼이 돌아오면 내 따뜻하게 맞아주겠네

예전부터 복사꽃과 오얏꽃이 매화를 시샘하여

화려한 사치 뽐내면서 매화의 순결을 비웃었지

하지만 매화의 뿌리가 남아야 한다면

한 번쯤 꽃 안 핀들 매화에게 무슨 힘이 되리.

더군다나 한 매화만 꽃 피어도 사람들을 감동시킬 텐데

매화여, 나는 아침마다 너를 찾아오려 하나니

서한 말기 오시의 문지기 매자진이 그랬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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