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옛날이여.... ( 2013. 04. 11 )

이슬과 노을 2022. 10. 4. 23:21

" 난 이제 어디로 가나

........

바람에 휘날리며 끝없이 기다리는

밤에 피는 야화......"

 

피하고 싶은 노래, 지나치고 싶은 노래.

근데 난 일부러 듣곤 했었다. 그룹전을 앞두고 밤새움을 예사로 할 때였다.

창 밖으로 함박눈이 내리는 것도 보고, 거친 비바람도 보았지만 청소부아저씨 한 분!

칠보를 열정적으로 할 때, 너무나 초라한 공방에서 전기세 아낀다고 온기없는 공간에서 

붓그릇에 살얼음이 얼어가는데..... 그때 이 곡, "야화"를 틀어놓고 손은 열심히 붓을 움직이고 ......

" 이 노래는 평생 잊혀지지 않을거야. 저 아저씨도 함께 말이지."

아직도 어두운 그 이른 새벽시간에, 키 만큼이나 큰 빗자루로 틀림없이 내 공방 앞을 지나치시는 분!

어느날은 너무 졸려서 창문을 열어보았다가.....

탐스런 함박눈!  "어머나 ! 함박눈이 펑펑이다. "   그러나  같이 작업하던 그녀는그랬다.

" 난 안 볼거야. 눈이 와서 어쩔건데? 커피만 폼나게 마실때가 아니야. 전시회가 며칠이나 남았다고,

어린애같이 왜 그래? 그리고 얼마후면 이 땅을 떠날사람이 참 여유도 많네."

머쓱해서 주저앉아 다시 은행잎을 다듬는다. 그때 그 작업은 커다란 원형접시에 낙엽들을 올리고 있었지.

근데, 그 아저씨의 모자위에 눈이 내려앉던 모습! 잊혀지지 않는다. 몇식구를 거느린 가장이래서, 묵묵히 일을

해야 하는것 같은 그 현실이, 모자위에 쌓이는 눈과 함께 엉키는것 같았다. 지난 가을엔, 열심히 낙엽을 줏어모아다가

내 반닺이 위에 얹어놓고 즐겼다. 적당히 색이 오르던 그 지점에, 조심스레 주워와서 담아놓았더니, 그 색상, 모양 그대로를

지켜주고 있었다. 외로워 보여서, 허전해보여서 아이비와 화려한 붉은색 그 화분들을 곁에 놓아두고 매일 말을 걸었다.

"너네들은 아니? 지금 내 마음을..... 좋은 친구하자. 내 사랑 듬뿍 줄게. "

"......그랬었었지..... " 그건 내가 좋아하는 표현이었다.  과거완료형을 처음 알게된게  중학교 영어시간이었고, 그런 문장

은  어려웠었다.  외우기가 어려웠던 기억과 함께 점점 내게 익숙해"갔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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