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는 해에 석 잔 술로 취하여
맑은 바람에 베개 베고 자네.
대나무 속 빈 것은 나그네의 마음,
소나무 늙은 것은 스님과 한동갑일쎄.
들판 시냇물에는 파란 이끼 낀 돌이 흔들흔들
마을 밭둑길에는 푸른 산봉우리가 둘러있네.
저녁 무렵 산빛이 더욱 아름다우니
시상이 샘물처럼 솟아나네.
--이규보-- (덕연원에 묵으며)중에서
감상
1198년 2월 박환고라는 사람이 한양으로 떠날 때 이규보가 전송하며 시를 지어 주었는데, 박환고가 답시를 짓지
못하다가 한참 후에 화답시와 10여 수의 시를 지어 보냈다. 이에 이규보가 다시 답하여 지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