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자주 잠 못 이루는 밤이 있었다.
살고 있는 것이 괴로움이었기 때문이다.
그럴 때면 나는 시를 쓰며 언어를 가지고 유희를 한다.
심술궂은 말, 얌전한 말
풍요로운 말, 빈약한 말을.
그리고 말이 고요히 물결치는 호수로 헤엄쳐 간다.
종려나무가 우거진 섬들이 멀리 파아랗게 떠 있다.
물가엔 향기로운 바람이 불고 있고
어린아이가 영롱한 조개껍질을 가지고 놀고 있다.
눈처럼 흰 여인이 혼자 초록빛 수정 속에서 목욕을 한다.
바다위를 색채의 비가 지나가듯이
나의 영혼에 싯귀의 꿈이 스쳐 가고
환락에 젖고 죽음의 슬픔에 잠기면서
춤추며, 뛰고, 넋을 잃고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