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저녁 북소리 새벽으로 전해 가는데
맑은 거울에 초췌한 얼굴 비춰본다.
창밖에는 바람 불어 대나무 놀라고
문을 여니 눈이 산에 가득하구나
눈발 공중에 날리니 골목이 조용하고
쌓인 흰 눈에 넓은 뜰이 한가하다
묻노라, 한나라 선비 원안 집안에
태연자약하게 아직도 문 닫고 있을까
제노 송수 ( 당의 송지문 )
동쪽 바위 아래 한 해가 저무는데
주위를 돌아보니 어찌 이리 서글픈지
서산에 해 지니 산 그늘 짙어지고
뭇 풀들에서 차가운 기색 일어난다
그 속에 큰 소나무 있어
나를 길게 탄식하게 하는구나
백 척 높이에 잔가지 전혀 없어
일생동안 스스로 고고하고 곧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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