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귀

겨울저녁 눈을 보며 호거사의 집을 생각하다(당의 왕유)

이슬과 노을 2021. 11. 7. 00:20

차가운 저녁 북소리 새벽으로 전해 가는데

맑은 거울에 초췌한 얼굴 비춰본다.

창밖에는 바람 불어 대나무 놀라고

문을 여니 눈이 산에 가득하구나

눈발 공중에 날리니 골목이 조용하고

쌓인 흰 눈에 넓은 뜰이 한가하다

묻노라, 한나라 선비 원안 집안에

태연자약하게 아직도 문 닫고 있을까

 

                                                       제노 송수 ( 당의 송지문 )

 

동쪽 바위 아래 한 해가 저무는데

주위를 돌아보니 어찌 이리 서글픈지

서산에 해 지니 산 그늘 짙어지고

뭇 풀들에서 차가운 기색 일어난다

그 속에 큰 소나무 있어

나를 길게 탄식하게 하는구나

백 척 높이에 잔가지 전혀 없어

일생동안 스스로 고고하고 곧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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