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에 주인없다고 그 누가 말했던가
임금께서 매일 친히 보아주시는 걸
응당 초여름을 맞아야 하거늘
혼자 남은 봄을 지키고 있네.
낮잠 자다 바람 불어 깨어나니
새벽 단장이 빗물에 씻겨 새로워라.
궁중의 여인이여 질투 마시게
닮은 듯 보여도 결국 진짜는 아닐지니.
만 이랑 연꽃 핀 못에서 ( 김종직 )
만 이랑 성 옆에 만 이랑 연꽃 나그네 고삐 잡고 푸른 연기 속에 서 있다.
곳곳이 비를 버티니 진실로 우산이 되고
깨끗이 물길 견디니 진정 신선인 듯
꽃다운 마음 사항처럼 짙어 너무도 사랑스럽고
배보다 큰 푸른 연꽃 없는 게 안타까워라.
겸선에게 화답하다. ( 김종직 )
좁은 세상 공명을 쉽게 버리지 못하니
마음 속 쌓인 의심 그 누가 알겠소.
반평생 이미 시서의 그릇됨 만들었고
천리 밖 부모 봉양 도리어 저버렸소.
세상 보며 미친 듯 웃느라고 갓끈 자주 끊어지고
집안살림 계획 졸렬해 술동이 늘 말라 있지요.
근래에는 오직 익숙하지
불에 탄 머리가 높은 관직을 향할까 걱정스럽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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