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쏘네트 75

이슬과 노을 2023. 11. 12. 23:54

어느 날 백사장에

 

그녀의 이름을 썼는데

 

또다시 파도가 삼키고 말았네.

 

우쭐대는 분이여, 그녀가 말했다.

 

헛된 짓은 하지 말아요. 언젠가는 죽을 운명인데

 

불멸의 힘으로 하려 마세요.

 

나 자신도 언제인가 사라져 이 모래처럼 되고

 

이름 또한 그와 같이 씻겨 지워질 거예요.

 

그렇지 않소. 내가 대답했네. 천한 것은 죽어 

 

흙으로 돌아갈지라도

 

당신은 명성에 의해 계속 살게 되오리다.

 

내가 부르는 노래는

 

비할 바 없는 당신의 아름다움을 영원히 전하고

 

당신의 빛나는 이름을 하늘에 새겨 놓을 것이니

 

설령 죽음이 온 세계를 지배하게 되어도

 

우리 사랑은 살아남아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리라.

 

               -- 에드먼드 스펜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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