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시편

삶과 죽음

이슬과 노을 2023. 2. 18. 23:14

삶은 오늘도 죽음의 서곡을 노래하였다.

이 노래가 언제나 끝나랴.

 

세상 사람은ㅡ

뼈를 녹여내는 듯한 삶의 노래에

춤을 춘다.

사람들은 해가 넘어가기 전

이 노래 끝의 공포를

생각할 사이 없었다.

 

( 나는 이것만은 알았다.

이 노래의 끝을 맛본 이들은

자기만 알고,

다음 노래의 맛을 알려주지 아니하였다.)

 

하늘 복판에 아로 새기듯이

이 노래를 부른 자가 누구냐.

그리고 소낙비 그친 뒤같아도,

이 노래를 그친 자가 누구뇨.

 

죽고 뼈만 남은,

죽음의 승리자 위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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