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한강을 건너면서

이슬과 노을 2022. 10. 28. 23:34

봄바람이 부드러워 가는 닻도 한가롭다.

고개 돌려 삼각산에 이별 정을 보내다니

저 달은 반도 덜 찼는데 나만 돌아가는구나.

             -- 한수 --

 

          청산은 유정해라

풀꽃도 한가로운 실버들 푸른 강정

송별 노래 한 곡조 불러주는 이 없어진다.

다만지 청산이 있어 가는 나를 보내주네.

            -- 정지승 --

 

                 돌아가는 기러기

남쪽 날씨 일찍 풀려 기러기는 돌아간다.

지난 가을 날 따라오던 다 같은 나그넷길에

오늘은 너만 먼저 가다니? 난 어이할거나!

               -- 권엄 --

 

             하루가 한 해

물길로도 몇 천 린고? 서울살이 몇 달만에

돌아오니 축난 내 꼴 어린것이 낯가리네

옳거니! 타향의 그 하루가 한 해나 같았거니.

               -- 백광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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