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

나는 별이다

이슬과 노을 2022. 7. 16. 23:43

나는 먼 지평선에 홀로 떠 있는 별이다.

그것은 세상을 살펴보며, 세상을 경멸하다가

스스로의 격정에 못 이겨 불타버리고 만다.

 

나는 밤중에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다.

묵은 죄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는 바다

그러면서 새로운 죄를 쌓아가는 바다이다.

 

나는 당신들의 세계에서 추방되었다.

자존심 하나로 자랐고, 자존심 때문에 속았다.

나는 국토가 없는 왕이다.

 

나는 침묵하는 정열이다.

세간이 없는 집에서, 살육이 없는 전쟁에서,

나의 타고난 기력이 쇠약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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