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상위마을
산수유꽃 출렁인다
엄동에 문 닫고 살다 이른 봄 문 활짝 열고
누군가
노오란 물감
흐드러지게 쏟았구나
하늘 밑 첫 마을에
산골 물 철철거린다
하늘로 머리 두고 온몸을 말끔히 씻은
산수유
사이사이에서
어진 길손들 방글대누나
지난 밤 내 꿈에서
아담한 님을 만나
어지러이 타올랐더니 아리아리 나부낀다
눈부신 층층 산수유탑
오를수록 *나분쿠나 (나직하게 날아서 땅에 가깝다)
눈 부릅뜨고 바라보고
귀 확 열고 들어보며
연노랑 꽃숲에서 심상(心想)을 곱게 일구니
벗들아,
무위자연이(無爲自然)이
새록새록 돋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