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1

산수유꽃

이슬과 노을 2022. 5. 18. 23:49

지리산 상위마을

산수유꽃 출렁인다

엄동에 문 닫고 살다 이른 봄 문 활짝 열고

누군가

노오란 물감

흐드러지게 쏟았구나

 

하늘 밑 첫 마을에

산골 물 철철거린다

하늘로 머리 두고 온몸을 말끔히 씻은

산수유

사이사이에서

어진 길손들 방글대누나

 

지난 밤 내 꿈에서

아담한 님을 만나

어지러이 타올랐더니 아리아리 나부낀다

눈부신 층층 산수유탑

오를수록 *나분쿠나 (나직하게 날아서 땅에 가깝다)

 

눈 부릅뜨고 바라보고

귀 확 열고 들어보며

연노랑 꽃숲에서 심상(心想)을 곱게 일구니

벗들아,

무위자연이(無爲自然)이

새록새록 돋는구나.

'시조 1'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목  (0) 2022.09.15
깨끗한 사람아  (0) 2022.09.11
백목련  (0) 2022.05.16
솔꽃 (松花)  (0) 2022.05.13
푸른 산  (0) 2022.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