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의 계절이다. 이제 너는 늙어버렸다.
벌써 시들어 보이고 머리칼에는 흰 눈이 덮여 있다.
벌써 피곤하게 걸으며 죽음이 깃들어 있다.
나는 너와 함께 걷다가 너와 함께 죽을 것이다.
마음은 머뭇거리며 두려운 오솔길을 걷는다.
불안에 싸여 겨울밤은 눈 속에 잠들었다.
참으로 많은 나뭇가지를 바람이 나에게서 꺽어갔다.
그 상혼이 지금은 나의 갑옷이 되어 있다.
참으로 많은 괴로운 죽음을 나는 이미 죽였다.
신생(新生)은 모든 죽음의 대가였다.
정말 반갑다. 죽음이여, 암혹의 문이여.
저 세상에는 삶의 합창 소리가 밝게 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