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1

노목에 핀 꽃도

이슬과 노을 2022. 3. 22. 00:06

담 위에선

참새가 한 쌍

따슨 봄을 엮고 있고

담 밑에선 물레꽃이

나비 보며 분홍 웃음

온 세상 분홍이란다.

봄이란다 여기는

 

겨우 몇 개의 꽃을 달고

봄을 맞는 늙은 살구나무

둥치가 늙었으니 뿌리도 쇠했겠지

그래도

봄은 봄이라

꽃을 달고 있었다.

 

둥치는 늙었어도

뿌리가 쇠했어도

물오름 힘없어도

봄을 맞는 마음이야!

나비야

지나지 말고 놀다 가라 놀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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