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 호 수 ***

이슬과 노을 2021. 12. 10. 00:15

어길 수 없는 약속처럼 나는 너를 기다리고 있다.

 

나무와 같이 무성하던 청춘이 어느덧 잎지는 이 호숫가에서

 

호수처럼 눈을 뜨고 밤을 새운다.

 

이제 사랑은 나를 울리지 않는다.

 

조용히 우러르는 눈이 있을 뿐이다.

 

불고 가는 바람에도 불고 가는 바람처럼 떨던 것이

 

이렇게 잠잠해질 수 있는 신비는 어디서 오는가.

 

참으로 기다림이란

 

이 차고 슬픈 호수 같은 것을

 

또 하나 마음속에 지니는 일이다.

                                               -- 이 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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