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조각상의 노래

이슬과 노을 2023. 8. 2. 00:38

나를 사랑하는 사람아

나를 위해 소중한 생명을 줄 수 있을까

누군가 나를 위해 바다에 빠진다면

나는 돌에서 해방될 것이다.

나의 삶, 내 삶을 가지리라

 

나는 끓어오르는 피를 갈망한다.

돌은 너무나 고요하고 차갑다.

나는 생명을 꿈꾼다.

생명은 즐거운 것이다.

나를 깨울 수 있는

용기 있는 사람은 없는 것인가

 

나는 울고 또 혼자 울고

나의 돌을 생각하면 늘 울게 되리라.

나의 피가 포도주처럼 익는다고

내게 무슨 기쁨이 되겠는가.

나를 위해 주어진,

사랑을 위해 주어진

사랑하는 사람을

바다에서 되돌아오게 할 수도 없다는 것을.

                 -- 라이너 마리아 릴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