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송파에서 시를 주고 받으며

이슬과 노을 2023. 4. 14. 00:15

늙은이의 한 가지 통쾌한 일은

붓 가는대로 시를 마구 쓰는 것

압운에 꼭 매일 것 없고  퇴고를 꼭 

오래할 것도 없다네.

흥이 나면 곧바로 뜻을 실어내고

뜻이 이르면 곧바로 쓰면 그 뿐.

나는 바로 조선사람인지라

즐겨 조선의 시를 짓노라.

당신은 당신의 법을 따르라

시원찮다 따질 자 누구이겠나?

구구한 격이니 법이니 하는 것을

먼 데 사람이 어찌 알 수 있으랴?

   --정약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