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시
무제
이슬과 노을
2023. 1. 22. 00:24
죽장망해로 종일 발길 닿는 대로 가노라니
산 하나 다 간 곳에 산 하나가 푸르다.
마음에 생각 없으니 육체의 부림 받으랴
도는 본디 이름 없으니 가짜로 이를쏜가?
간밤의 서리가 마르지 않아 산새 우는데
봄바람은 부단히 불어와 들꽃이 훤히 웃네.
짧은 지팡이로 가노라니 산이 다 조용한데
푸른 절벽 자욱한 안개가 저물녘에 갠다.
-- 김시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