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모음

매화

이슬과 노을 2022. 11. 27. 23:15

                                   도산의 매화.....

4. 우리 매화 향이 늦게 핀 뜻을 알겠어요

    추위를 겁내는 나를 위해 일부러 그랬군요.

    고마워요 , 이 밤이여

    병 든 몸 어서 나아서

    밤새도록 저 달과 어울리고 싶군요.

 

5. 재작년엔 이곳에 와서 몸에 젖는 향기에 흐뭇했고

    작년에는 병이 나아 또 다시 꽃을 찾아왔었지.

    어제 서호의 빼어난 세계를 버리고서

    또 서로의 흙먼지를 덮어쓰고 어찌 바삐 돌아다닐까

 

6. 늙은 간재의 편지를 받고

    회웅이 지은 매화시를 세번 거듭 읊으면서

    부끄러운 마음에 한숨을 짓는다.

    한 잔 술 권했던 그 뜻을

    지금 어떻게 이룰 수 있을까

    천 년 전의 일을 생각하니

    눈물이 가슴에 젖는다.

    추위를 겁내는 나를 위해 일부러 그랬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