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그립다

이슬과 노을 2022. 11. 27. 01:28

바다를 바라보며 그냥 가만히 있어도 좋았다. 한해는 남편과, 그 다음해는 절친과 

그렇게 내 곁을 지켜주던 두 사람은 약속도 없었지만 내곁에 있어주는 것에 참 후했다.

내가말을 꺼내기전엔 절대 말을 시키지도 않던 나에 대한 배려!

나는 주인공이고, 마음이 아픈사람이라고 여겼던 걸까? 물어보지 못하고 끝나버린 

바다여행은 11년전이 마지막이 되어버리고, 나는 이렇게 그리워하고만 있다니....

2년후에 그 사람이 떠나가고 그 다음해에는 절친이 내곁에 있어주지 못하게 되고

그렇게 나는 혼자가 되어버렸고, 이젠 막막한 지구 저 끝에 바다가 있는듯, 감히 생각도

상상도 못하는 이유? 늦가을에서 겨울철에만 찾아가는 그 곳은 서울에서 3시간 반이면

갈 수 있고, 호텔앞에서 내려 짐을 풀고 계곡을 따라 느릿한 산책을 하고 호텔에 속한 

온천을 즐기면서 바다는  그 다음날에 찾는 느긋하고 편안한 여행을  나는 해마다 가야

하는줄 알던 철없던 주부였다. 참으로 기이한 나였다. 예약을 해주고 골드카드를 주면서

보내주고, 혼자 집에 있거나 그 다음해는 동행해주는 그의 배려로  나는 극한 사치를 

부렸던것같다. 호텔비가 반값이 되어주는 이유로 부담도 없었다. 매시간마다 호텔셔틀

버스가 강릉까지 오가고 우리는 바다를 거쳐 회를 먹고 낙산사를 거닐고 그 외는 아무 관심

도 없는 길어야 일주일 정도로 충분히 만끽하고 돌아와서 일상에 묻히고......

그 마지막 늦가을에 친구가  찍어준 사진의 나는!  2년후에 이별을 할것을 상상도 못하고

5불짜리 선그라스를 쓰고 브이자를 그리며 참 행복해보인다. 사진의 표정관리가 서툴던

내가 저렇게도 좋았던가 싶게 내 뒤로 바다가 펼쳐져 있고... " 참 좋았었지" 라는 노래가사가

떠오르게 한다. 꼭 일주일 전에 남편을 옮겨주고 왔는데, 염치없이  이런 감상에 빠져있다는 것이

미안하다. 남은 사람은 무정하게도 열심히 살아가는것일까? 그런 고백을 할 사람도 없는데!

내가 좋아하는 늦가을이나 겨울바다를 혼자 찾아가서 그곳에 내 마음을 한껏 풀어볼 수도 없이

그립기만 하다가 말테니까, 그냥 그립기만 해야한다. 아무리 내가 용감했어도 그런 그림은 

만들지 말아야 하니까! 쓸려가고 밀려오고 끝없이 반복되는 그 파도를 머ㅡ엉 하고 바라만보던

때가  정말 있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