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산에 누워 산길을 가며
청산에 누워 사십 년! 시비 소리 멀리한 채 꽃 지고 새 우는 산길, 푸른 그늘 드리운 시내
초당 봄바람에 혼자 앉아 있노라니 앉아 졸다 가며 읊다, 가끔 얻는 좋은 시구
꽃 웃고 실버들 조는 한가로운 나의 세월! 산중에 붓이 없으니 안 적은들 어떠리?
-- 성운 -- -- 김시진 --
은퇴한 동악에게 새벽 길 떠나려니
양주에 가 누웠다니 일일이 그윽하리 비낀 달은 처마 밑으로 제비집을 기웃기웃
큰 삿갓 하늘 가려 소 등이 포근하리 마구간 얼룩말은 꼴 먹느라 어적어적
봄바람 서울 쪽이야 고개 한번 안 돌리리.... 선잠 깬 마부 녀석은 너무 일찍다 투덜투덜.
-- 윤훤 -- -- 이덕무 --
산과 물 부칠 길 없는 편지
날마다 산을 봐도 양에 차지 아니하고 나그네 옷은 꿰매고 나면 또 타지고
물소리 늘 들어도 물릴 줄을 모르나니 고향 그리는 꿈은 끊어졌다.. 이어졌다....
그 소리 그 빛 속에서 마음 마냥 즐거워라! 집 소식 비록 듣는다손, 편지 한장 부칠 길 없네
-- 위원개 -- -- 홍중호 --
온통 푸른 세상 갈바람에 누에 올라
버드나무 그늘에서 낚시를 드리우다 갈바람에 먼 나그네 홀로 누에 올랐나니
앞산이 어둑하기 돌아가자 하다 보니 단풍잎 갈대꽃 눈에 넘치는 시름이여!
안개랑 비랑 타이어 옷도 거반 푸르렀네. 어디서 피리 소리는 이 한 가슴 애를 끓느니?
-- 이제현 -- -- 이승인 --